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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네이버 기사에서 댓글로
'대학생활마친 25살동안 한게 없다'는
댓글이 있었고, 그 댓글이 생각보다 많은 추천수를 받았어
새내기로, 또 스무살로서 갓 성인으로서 대학을 들어오는 여러분도 나의 대학생활, 4년(+@)을 보낼 나의 20대 초중반 생활은 어떠할 것인가를 생각해볼거야.
그리고 어쩌면 스물다섯이 되는 2020년도쯤에 위 댓글같은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지.
내생각은 그래
아니 한게 없을리가 있냐
숨 들이마시고 내뱉은거 외에는 다 할거인데.
좀 더 내 말을 구체화해볼게.
대학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할
너의 '키워드 하나'
그리고 그 키워드를 설명할만한 너의 경험들
그걸 만드는거.
이게 우리에게 필요한거 아닐까 싶어.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대학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키워드 하나' 정도가 떠오르지 않는 대학생활이었다. 라고 한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나도 비추먹을 각오를 하고 말하는데
대학생활 그렇게 잘 한것같지는 않아...
우리는 서강대 오기까지 어릴때 죽어라고 공부를 했지 스무살까지(혹은 재수, 삼수, +@...)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관성? 우리의 의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공부를 잘했냐 못했냐는 논외로. 우리는 비슷한 성적을 받고 같은 학교를 왔지?)은 사실 적어.
서강대 온 여러분들 뭐 그렇게 많이 다를거라고 생각은 안해. 어릴때부터 공부를 잘 했건/ 혹은 부모님이 잘 시켰건 공부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그러고 살았겠지.
아마도 대부분 여러분들의 스무살때까지의 키워드는
'공부'였을거라 생각해
그리고 수능을 보고, 대학이라는 세상으로 온 우리는 스무살(+@)에 거대한 자유에 딱 직면한거야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무제한적인 자유가 무척 부담스럽더라구.
뭘 시키는지도 모르고, 어릴땐 그냥 공부 잘하면 이런 고민 할 필요 없었는데
무슨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 많은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부분이잖아?
난 이 시기에 그냥 방종했어(사실 쪽팔리게도 학점은 지금도 방종중이야...ㅠㅠ).
내 경우엔 다른 많은 서강대 학생들처럼 입시결과가 고민이었지. 난 고민하고, 우울증도 걸리고, 반수해서 온 학교인데 다시 수능쳐서 더 잘 볼 자신도 없었고(이것마저도 과거의 가치탐구=가치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는 길인 수능!으로의 회귀인거지). 1학년 1학기때는 학교를 그냥 안나갔어 ㅋㅋㅋ 학교가 싫었거든. 1점대 학점을 맞았지.
그 당시 나는 입시실패로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졌을때 '도전'이라는 키워드로 나의 자존감을 회복해나갔어. 주로 육체적인 도전이었지. 어릴때부터 키도 작고 바싹 말라서-고딩때 몸무게가 50kg 안되서 헌혈을 못했어- 육체에 대한 열등감 쪼그라듬 소심함 등등. 그리고 입시실패. 이 두 가지 문제를 육체적인 도전들로 극복했어. 그리고 이 지점에서 나의 '키워드'가 조금씩 생성되기 시작했지.
여러분들도 스물부터 대학생활을 못해도 4년은 하는데, 그러한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 "아, 이 '키워드'가 내가 스무살부터(혹은 21, 22, 23, 24...) 가지고 가야할 인생의 방향성이구나."
덧붙이자면 이 '키워드 세우기'는 내가 겪은것처럼 가치의 전복, 새로운 가치의 발견을 통해서만 얻는게 아니야.
내가 부러운 사람들의 유형인데, 어릴때도 공부를 잘했고 대학 와서도 딱히 별 문제 없이 학점을 잘 따고, 수월하게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만약 그 친구들의 어렸을 적의 키워드가 '공부'였고, 대학 와서도 공부를 잘하고, 즐겨 하고, 그런다면
그 친구들은 어렸을 적의 키워드가 성인이 되서도 유지되는,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되겠지.
내 생각엔 다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대학와서, 스무살 때부터 추구할 방향성이라는게 각자 생길거라 믿어. 4년이라는 긴 시간 안에서.
이건 뭐 겁나 특이한 경험 이런걸 말하는게 아니야. 예시를 들어볼게
만약에 당신이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가끔 동아리 하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도서관에서 나는 오래된 책냄새를 좋아하고, 성실하게 복습하며, 시험기간에 밤새워서 공부하는 당신의 모습
그럼 당신의 키워드는 '성실', '노력'인거지
단순히 취업이라는 특수한(그리고 힘든 ㅠㅠ) 상황에서는
인사팀이라거나 임원들이 내가 말한 '키워드'들을 보고싶어 할거야.
기왕이면 남들과 좀 다른 특이한 키워드도 좋겠지만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키워드의 명확성이야.
'나의 키워드가 확실하다', '저 형은 XX한 사람이야' '저 누나는 XX한 사람이야'
이런 사람이면 신뢰가 가지 않아? 그 사람의 행동 결과가 예측가능하고, 뚜렷하지.
그 사람의 색깔이라는게 분명한거야.
그리고 너 자신의 키워드 정의가 명확하게 되면 마음이 편해져.
난 이런게 자아성찰이라고 생각해.
25년간 살았는데 뭘 했겠냐
숨만 쉬고 밥만 먹은거 아니면
넌 정말로 너만의 인생을 산거야
남들이랑 비슷한 양상의 인생이라고 모자란 인생이야? 안그래
만약 너무도 평범하게 살아온게 고민이다. 라면
너는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대다수의 성실한 사람들-임을 자랑스럽게 밝힐 수 있는거야.
여튼 그래 ㅎ '밥만 먹고 숨만 쉬고 뱉고'에 당신이 뭐 하나라도 더 했으면
그 모든 것들은 내가 말하는 '키워드'가 될 수 있어
그리고 남들이 그 '키워드'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거에 일희일비 할건 전혀 없는거구
긴긴 방학이네. 여러분들 방학 재미지게 보내. 난 알차게 보내란말 싫어해 ㅋㅋㅋㅋ.
초롱초롱한 눈, 어색한 화장을 하고
대학이라는 문으로 들어온 새내기 여러분.
난 당신들이 2020년도에 '내 대학생활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XXX' 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입학 축하하구, 새내기 생활 재밌게 보내~! 술도 작작 마시고
그리고 밑에 글처럼 3.0은 넘기면서 놀았으면 좋겠어(ㅠㅠ)
댓글 4개
익명1
01/20 02:14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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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학년이 되는 사람인데 ㅎㅎ 이 글을 읽으며 제 지난 3년간의 대학생활을 돌아보게 되네요.. 남은 1년은 이제까지의 키워드처럼, 그리고 그거에 +@로 꽉 채워서 보내야겠다는 다짐이 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익명2
08/29 17:59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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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이 제 삶의 키워드이네요! 감사합니다 선배님!
익명3
01/25 22:10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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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글이지만 진짜 멋지고 좋은 조언입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
익명4
02/14 12:44
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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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다